김영배 국민회의총재대행, 절감한 「代行의 쓴맛 」

  • 입력 1999년 7월 6일 19시 50분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은 5일 저녁 수행비서도 없이 인천 송도로 바람을 쐬러 갔다.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특검제 확대 발언에 대해 “총리는 총리고 나는 나”라고 반박했다가 김총리로부터 호통을 듣고 온종일 자민련 사람들에게 ‘진사(陳謝)’하느라 ‘쌓인 울화’를 식히기 위해서였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내가 합의했는데 딴소리 하는 사람이 누구냐”며 김대행을 혼냈던 김총리는 6일 국회에서 국민회의 총무단과 마주치자 “큰소리 한번 쳤더니 스트레스가 확 풀렸다”며 파안대소했다.

이처럼 대조적인 두 사람의 모습을 놓고 여권에선 “그게 바로 고용사장과 오너(소유주)의 차이”라는 말이 무성하게 나돌았다. 최대주주(김대통령)는 물론이요, 다른 대주주(김총리)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되는 고용사장(김대행)의 비애라는 뜻이었다.

이런 점 때문에 국민회의 내에서는 김대행에 대한 ‘동정’여론도 나온다. 한 의원은 “총리의 호통 한마디에 집권여당의 대표가 허겁지겁하는 것은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면서 “정치판이 몇몇 대주주에 의해 과점되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용자의 비애를 느끼는 사람이 어디 김대행뿐이겠느냐”고 개탄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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