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자민련 『말이 안통해요』

  • 입력 1999년 7월 7일 19시 19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7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국정협의회를 열어 특별검사제를 둘러싼 양당의 갈등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이 ‘오해’를 해명했고 김총리는 파업유도의혹 및 고급옷 로비의혹사건에 대해 특검제를 실시하고 국정조사는 파업유도사건에 국한한다는 이른바 ‘2+1’안이 여권의 최종안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게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의 발표다.

그러나 회의 직후부터 발표내용 자체가 문제가 되는 등 양당 사이에 ‘갈등해소’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 벌어졌다.

김대행은 김총리의 특검제 확대방침에 반대한 것은 자신과 손세일(孫世一)원내총무,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 강창희(姜昌熙)원내총무 등 4자회동에서 자민련이 특검제 타협안을 내되 국민회의는 반대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영일대변인은 “이 사전합의가 김총리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탓에 오해가 빚어졌다는 게 김대행의 해명요지”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민회의에서는 자민련이 4자회동의 합의내용을 김총리에게 전달, 특검제 확대 발언을 하지 않도록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김총리가 김대행에게 “대통령과 합의했는데 다른 소리하는 친구가 누구야”라고 격한 반응을 보인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국민회의의 한 당직자는 “도대체 자민련은 내부 의사소통도 안되는 것 같다. 명예총재(김총리) 다르고 총재 다르고 총무 다르니 일을 같이 할 수 있겠느냐”고 힐난했다.

그러나 자민련측의 얘기는 다르다. 강창희총무는 “4자회동에서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특검제에 대해 자기 주장을 펴자는 얘기는 있었지만 역할을 분담하자는 정도는 아니었고 김총리에게 보고할 내용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그는 “김총리가 화낸 것은 특검제 이견 때문이 아니라 김대행이 ‘총리는 총리고 나는 나’라고 한 발언 때문”이라며 “국민회의측이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모르면서 자꾸 다른 소리를 한다”고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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