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행 전격 경질]JP「분노」권위훼손「응징용」

  • 입력 1999년 7월 8일 23시 34분


8일 “이제 헤어질 때가 된 것 같구먼”이라는 말 한마디로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을 경질시킨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진의’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다.

자민련 당직자들은 김총리의 발언은 김대행의 ‘총리 무시’ 언행에 대한 단순한 ‘응징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대행이 자민련과의 합당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이어 특검제 논란에서도 여러차례 총리의 권위를 훼손한데 따른 ‘엄포성 극언’을 했을 것이라는 것. 김총리는 실제로 김대행 경질이 결정된 뒤 언제 화를 냈었느냐는 듯 금세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자민련 지도부에 국민회의와의 공조 강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김총리가 8월 내각제 담판을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의 일환으로 발언 수위를 높였다는 얘기도 있다. 연내 내각제 개헌 무산을 기정사실로 간주하는 국민회의측 분위기에 일침을 놓기 위해 이날 김대행에 대한 분노를 일부러 과장했다는 해석이다.

김총리가 7일 국정협의회에서 “당정회의를 할 때 국민회의만 하고 자민련은 나중에 따라오라는 식은 곤란하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번 사태로 향후 내각제 정국에서 김총리와 자민련의 목소리에 무게가 실릴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반나절 만에 김총리 손을 확실히 들어줬다는 사실이 앞으로 내각제 담판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무튼 김대통령의 양보 속에 김총리에게 실질적 권한을 주는 대신 연내 개헌 포기를 얻어내려는 포석이 깔려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에 대한 김총리의 향후 대응방향이 궁금하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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