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는 13일 기자들에게 8월말로 예정된 중남미 순방일정을 취소하면서 “정기국회 등 바쁜 일정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총리실 관계자들은 “공동여당 내 내각제 담판을 앞둔 미묘한 시점에 국내를 비울 수 없다는 게 정확한 해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JP는 12일 자민련 지도부 20여명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중남미 순방일정을 취소한 것에 대해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JP가 “내각제문제는 8월말이 시한”이라고 못박은 것은 8월말까지 내각제문제를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공식 천명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JP가 이처럼 내각제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전의(戰意)’를 밝힌 것은 “이미 내각제가 물건너 간 것 아니냐”는 자민련 일각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내각제 담판에 대비한 당 차원의 본격적인 준비를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JP가 12일 자민련 지도부에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잘 해보자”고 격려한 것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는 게 총리실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김영배(金令培)전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의 경질사태에 이어 JP가 중남미 순방일정을 취소한 것은 국민회의와의 내각제 담판을 앞둔 ‘기(氣)싸움’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한편 JP가 김전대행의 경질사태 이후 더이상 국민회의측을 자극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도 내각제 담판 과정에서 국민회의측에 불필요한 논란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