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총리는 12일 밤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와 강창희(姜昌熙)원내총무를 만나 이같은 뜻을 밝혔다고 자민련의 한 관계자가 13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수석부총재 등이 ‘8월 중 연내 개헌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내려지면 9월 자민련 전당대회를 통해 당으로 복귀해달라’고 제의했으나 김총리는 ‘그러면 나라가 위태롭다’면서 연내 개헌 포기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김총리는 또 “모든 일은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결정해야 한다”면서 “개헌이 불가능하더라도 공동정권은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여러차례 강조했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김수석부총재 등은 이에 대해 “연내 개헌 포기는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일”이라며 공동정권 이탈을 종용했으나 김총리는 오히려 “당신들이 먼저 나를 배반하고 신당을 만들려 하지않느냐”면서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석부총재 등은 이에 따라 연내 내각제 개헌을 주장하는 당내 충청권 의원들의 의견을 모아 김총리와의 결별을 포함한 정국대처방안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권의 한 의원은 “일단 김총리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한 뒤 여의치 않으면 9월 전당대회에서 연내 내각제 개헌 당론을 확인하는 등의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총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합의한 시한인 ‘8월말’까지 단순히 내각제논의를 유보할 것인지 아니면 내각제문제에 대한 결론을 낼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내각제문제는 8월말이 리미트(limit·시한)다. 8월말까지 결론내겠다”고 말했다.
김총리는 이어 “(9월에) 정기국회도 있고 여러가지 사정이 있어서 8월말로 예정된 중남미 순방계획을 취소하겠다”면서 8월말까지 국내에 머물며 내각제문제를 매듭지을 생각임을 시사했다.
〈송인수·정연욱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