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司正]野『국면전환카드 의혹…편파수사 대응』

여권이 대대적인 사정설과 함께 정계개편 계획을 흘리는 것은 내각제 개헌 공약파기에 따른 위기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물타기전략’이라는 게 한나라당측 시각이다.

이회창(李會昌)총재는 19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치권 사정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정권의 부패상과 내각제 파기로 인한 내부 분란 등 어려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정략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총재는 이어 “사정을 정략적 의도로 확대하고 이를 빌미로 ‘2여(與)+α’로 정계개편을 하려 하면 다시 큰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이 구상 중인 사정과 정계개편이 바늘과 실처럼 연계돼 있다는 게 이총재의 상황인식인 셈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사정에 못이겨 또다시 일부 의원들이 이탈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우리당 소속의원들에 대해 사정의 칼날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모든 사건의 수사가 공정하고 형평성있게 이뤄진다면 쾌히 수사에 응할 것이지만 그 반대라면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당직자는 “현 정권은 집권 직후부터 계속해서 사정과 정계개편을 외쳐왔지만 항상 여권의 주장이 공염불임이 드러났다”면서 “그런데도 여권이 또다시 ‘제2의 사정’과 ‘큰틀의 정계개편’을 주장하는 것은 한나라당을 압박하기 위한 기도”라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같은 분석을 근거로 여권의 정략적 국면전환카드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강경대응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내각제 파기 및 임창열(林昌烈)경기지사 비리 규탄집회 등 장외투쟁에 나서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