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비서실장 미묘한 「만남」여권 역학구도 바뀌나?

  • 입력 1999년 7월 19일 19시 41분


국민회의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이 1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 ‘공식데뷔’했다.

김옥두실장의 청와대 수석회의 참석은 그동안 여러가지 ‘말’들을 낳아왔다.

당초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김실장이 과거 정권의 총재비서실장들처럼 일주일에 한번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김실장은 즉각 이대변인에게 “일주일에 한 번이 아니라 매일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수정해줬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이 김중권(金重權)대통령비서실장과의 관계, 한 걸음 더 나아가 김중권실장을 정점으로 하는 여권 내 신주류와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하는 구주류간의 미묘한 갈등관계로 비치자 김옥두실장도 난감해하는 표정이다.

동교동계 실세(實勢)들이 전면포진한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체제 출범 이후 당내에서 “김중권실장의 역할이 이제 끝난 것 아니냐”는 얘기들이 오가고 있는 터여서 더욱 부담을 느끼는 듯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매일 수석회의에 참석하게 된다면 김옥두실장이 사실상 청와대와 당의 ‘통합비서실장’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라는 ‘농반진반(弄半眞半)’까지 나돌고 있을 정도다.

김옥두실장은 첫 회의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수석회의에 참석해보니 수석비서관들이 자기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더라. 김중권실장과도 그런 관계가 아니다”며 청와대측과의 갈등설을 진화하느라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또 “매일 참석하는 게 아니라 심부름할 일이 있을 때 수시로 참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두 비서실장의 관계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정가의 화제가 될 게 분명하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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