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新黨합의 막전막후]박철언부총재 메신저 역할

  • 입력 1999년 7월 20일 18시 4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신당 창당에 대해 깊숙이 논의한 17일을 전후해 여러 갈래의 움직임이 막후(幕後)에서 숨가쁘게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15일부터 18일까지 날짜별로 재구성해본다.

▽15일〓김총리는 이날 정부 세종로청사 집무실에서 자민련 박철언(朴哲彦)부총재와 장시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박부총재는 연내 내각제개헌이 불가능한 만큼 대규모 정계개편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김총리에게 설명했다.

박부총재는 “내각제 합의문은 일종의 ‘채권문서’인데 이를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올해 개헌이 안되면 다음을 위해 신당창당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는 후문이다. 김총리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그 필요성은 인정했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16일〓이번에는 김대통령이 청와대로 박철언부총재를 불렀다.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공동여당의 공조강화와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 그 후의 안정적인 정국운영을 위해서는 국민회의와 자민련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등 ‘제삼세력’을 망라한 광범위한 정계개편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또 내각제개헌 유보에 따른 자민련 내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17일〓김대통령과 김총리는 이날 서울 워커힐호텔 빌라에서 만찬을 겸한 회동을 가졌다.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김대통령이 신당창당 구상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김총리를 설득하는 식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신당창당에 대해 두 사람이 완전히 합의한 것 같지는 않으나 공감대는 형성된 것 같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18일〓워커힐에서 1박한 후 청와대로 돌아온 김대통령은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을 관저로 불러 김총리와의 회동결과 및 총재직이양 문제와 준비위 구성, 신당의 슬로건, 야당인사 영입 문제 등 신당창당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설명한 뒤 구체적인 준비작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총장은 김대통령을 만난 직후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을 만났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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