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사정이 너무도 크게 변경됐다. 뜻하지 않게 외환위기를 겪었고, 경제를 제대로 개혁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21세기에 살아남느냐 못 남느냐의 기로에 섰다. 경제개혁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연평해전에서 북한의 행동을 보았듯이 남북문제도 위중하다. 북한은 또 2차로 미사일을 발사하려 한다. 이를 억제하며, 북한을 화해 협력의 길로 이끄는 노력에 국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국민의 안녕과 민족보존을 위해, 21세기에 우리가 몰락하지 않기 위해 이 일을 해내야 한다. 국민도 그것을 잘 알고 있다. 여론도 내각제 자체를 반대하지만, 시기도 아니라는 것이 (조사에서) 한번도 예외없이 나타났다.
나는 (개헌)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왔으나 약속한 처지여서 먼저 말을 못했다. 생각만 그렇게 하고 한번도 주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김종필총리가 정말 애국심을 갖고 참으로 놀라울 정도의 큰 정치적 식견을 갖고 본인이 ‘최선이 아니면 차선밖에 없다’는 결단을 내렸다. 지금은 개헌할 때가 아니다, 대통령이 좀더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주위를 설득하고 나에게도 그 뜻을 피력했다.
이 자리를 빌려 국민에게 이러한 사정을, 내각제 개헌을 않기로 했다는 것을 보고드리고, 국민도 관대하게 이해해주기를 바라며 부탁드린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약속이 연기, 지연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