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갈등]『수억들여 개발…배곯는 고생 해왔다』

  • 입력 1999년 7월 23일 19시 05분


만성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연구개발 및 시험발사는 민생부문의 막대한 희생 위에서 이루어졌다. 평양방송은 4월23일 ‘자주는 우리의 생명’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김정일(金正日)의 발언을 인용, 이같은 사실을 시인했다.이 방송은 “위대한 장군님께서 어느 정초 어느날 일꾼들에게 ‘적들은 우리가 인공지구위성을 쏘아 올리는데만도 몇억 달러가 들었을 것이라고 하는 데 그것은 사실이다’고 말씀하셨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북한의 무역규모는 14억∼15억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비춰볼 때 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쏟아부은 돈은 정상적으로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거액이었다고 할 수 있다.

평양방송에 따르면 김정일은 이에 대해 “나는 우리 인민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남들처럼 잘 살지 못하는 것을 알면서도 나라와 민족의 존엄과 운명을 지켜내고 내일의 부강조국을 위해 자금을 그 부문(미사일 개발)에 돌리는 것을 허락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또 “돌이켜 보면 우리가 배곯는 고생, 힘겨운 고생은 좀 했다”며 미사일 개발 때문에 북한의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음을 솔직히 인정하기도 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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