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대포동 2호 미사일이 함경북도 무수단의 미사일 발사기지로 옮겨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미 양국의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이동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포기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대포동 2호를 시험발사하기 위한 발사대 공사를 이미 끝낸 상태다.
무수단 기지의 미사일 발사대는 높이가 33m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발사대가 29m 이상이면 대포동 2호와 같은 장거리 미사일의 발사가 가능하다.
미사일이 동해안의 무수단 발사기지에 도착하면 질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연료를 20∼30t 주입해야 한다. 이 작업은 통상 이틀 정도 걸리므로 한미 양국의 정보당국이 발사 시점을 사전에 포착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대포동 2호 미사일의 사거리는 4300∼6000㎞로 알래스카와 괌을 포함해 미국 일부가 사정권에 들어 있다. 탄두중량은 1000㎏, 피해범위는 106∼212평에 이른다.
북한은 이처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2호 미사일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어 미사일 사거리가 180㎞로 묶인 한국보다 미사일 개발능력이 크게 앞서 있지만 당초에는 한국보다 뒤떨어졌다.
한국이 박정희(朴正熙)대통령 시절인 79년 독자적인 기술로 ‘백곰’ 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반면 북한은 76년부터 이집트에서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 2기를 도입, 중국의 도움을 받으며 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
73년 4차 중동전쟁이 일어나자 북한은 미그21기 조종사들을 파견해 이집트를 지원했는데 이에 대한 보답으로 소련제 스커드B 미사일과 관련 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스커드B 미사일(사거리 234㎞)을 시험발사한 것은 84년이다. 북한은 2년 뒤 스커드C 미사일(사거리 500㎞)을 독자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이란과 ‘탄도미사일 개발협정’을 맺고 도움을 주고 받았다.
87년부터 미사일을 양산한 북한은이듬해스커드미사일1개 여단(27기)을 실전배치했다. 북한은 이란에 500만달러를 받고 스커드B 미사일 100기를 보내는 등 지금까지 중동지역에 미사일 370여기를 수출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1호 미사일(사거리 1300㎞)은 93년 5월 개발, 97년 9월부터 실전배치했고 지난해 8월엔 대포동 1호 미사일(1700∼2200㎞)을 시험발사했다. 한미 양국은 대포동 1,2호 미사일이 3,4년 뒤에 실전배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북한 미사일은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핵과 화생무기 등 대량 살상무기를 탄두로 사용할 수 있어 한미일 3국에 군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위협요인이 된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