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끊긴 남북…현정부 출범이래 최악 긴장 상태

  • 입력 1999년 7월 29일 18시 38분


남북관계가 현 정부 출범 후 최악의 국면을 맞고 있다. 지난달 발생한 연평해전과 민영미(閔泳美)씨 억류사건 이후 남북간 대화와 협력이 사실상 모두 중단된 상태다. 그런데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움직임으로 인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남북관계가 당장 복원될 조짐도 없다.

이산가족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차관급회담은 3일 한국 대표단이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철수한 이후 재개될 기미가 없다. 또 한국측이 이달말까지 북한에 주기로 했던 비료 10만t도 북송이 유보된 상태다. 지난달 21일 중단된 금강산관광도 관광객의 신변안전보장에 관한 현대와 북한 간의 협상 지연으로 인해 한달여가 넘도록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북한은 올해 10주년을 맞는 판문점 범민족대회를 앞두고 대남공세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한국측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로 별도의 8·15 판문점 행사를 준비 중이어서 광복절에 즈음한 남북간 공방이 올해도 재연될 전망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29일 “북한 미사일문제로 인해 한반도 상황이 94년 ‘북핵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남북 간에 아무런 대화가 없어 큰 일”이라고 말했다. 즉 위기해소를 위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 간의 의사소통이 절실하지만 현재는 마땅한 대화채널이 없다는 것.

정부는 다음달 4자회담을 전후해 미국이 북한에 남북대화를 종용하면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북한이 이에 불응하고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다면 대북포용정책은 좌초되고 남북관계는 더욱 경색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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