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色 속사정/국민회의]신당창당 안 풀린다

  • 입력 1999년 7월 30일 18시 44분


국민회의가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의 기자회견을 통해 신당창당과 당 쇄신을 선언한 것이 23일의 일.

그러나 30일 현재까지도 대외적으로 내놓을만한 가시적 후속조치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새 인물 영입 추진에 대한 당내인사들의 은근한 반발 기류까지 겹쳐 당지도부는 이래저래 고민이 큰 모습이다.

물론 진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신당창당과 관련해 ‘친DJ계열’모임인 국민정치연구회가 30일 남한강수련원에서 대규모 수련회를 열고 세 확대에 들어간 게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이 수련회는 과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야당 시절 해왔던 ‘통합’형식의 신당창당 때처럼 일정 지분을 가진 독자세력으로 국민회의에 합류하기 위한 수순밟기 성격의 행사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꼬이는 일이 더 많다. 인물 영입만 해도 그렇다. 당지도부는 “전문가나 명망가 영입 작업도 상상 이상으로 잘 되고 있다”(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고 말하지만 구체적 인물론에 들어가면 “공천 등의 문제 때문에 당장 공식화하기 어려워 고민”이라며 입을 다문다.

일반 의원들의 소외감이 날로 커지는 것도 문제다. 한 의원은 “지난번 당직개편 때 당지도부가 영입파인 W부총무에게 원내부총무를 맡지 않겠느냐고 의사타진을 한 해프닝이 생겼을 정도로 이당에서 일반의원들은 존재가 없다”고 소개했다.

호남 물갈이론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한 당직자는 “신당창당을 선언했으면 당전체가 부산하게 뛰는 게 정상인데 지금은 모두 방관자가 된 인상”이라며 “호남물갈이다 세대교체다 하는데 누가 신이 나서 일을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민회의 지도부가 추진해온 김현철(金賢哲)씨와 홍인길(洪仁吉)전의원 등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측 인사에 대한 사면 복권도 난항이다. 현철씨 사면에 대해서는 압도적인 반대여론이 걸림돌이다. 검찰과 피고가 서로 항소, 2심재판 중인 홍전의원의 경우도 본인은 항소를 포기했지만 검찰은 항소 취하를 거부하고 있다.

그래서 당내에서는 “여권이 하는 일은 되는 것보다는 안되는 것이 많다”는 소리가 무성하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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