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현철씨 사면 말은 꺼냈는데…』

  • 입력 1999년 8월 1일 19시 21분


여권이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에 대한 8·15 사면 문제로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당초 YS와의 화해 차원에서 현철씨를 사면대상에 포함시킨다는 방침이었으나 반대여론이 예상 밖으로 높기 때문이다.

그런 탓인지 현철씨 사면을 기정사실화하려던 여권 인사들도 요즘에는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린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청남대 휴가에서 돌아오면 현철씨 사면을 건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으나 1일에는 “말을 꺼내지 않는 게 좋겠다”고 후퇴했다. 다른 핵심당직자도 “현철씨가 대선잔금 70억원에 대한 국고헌납 약속을 먼저 이행하는 등 ‘반성절차’를 밟아야 사면검토를 해도 할텐데 답답하다”며 “누군가 그런 메시지를 전해줬으면 좋겠는데…”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철씨가 이미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8·15 사면에 포함되지 않으면 구속수감되는데다 지난해 8·15에 이어 이번에도 현철씨 사면을 없던 일로 할 경우 여권에 또다른 정치적 부담이 된다는 점에서 사면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김대통령이 정치현실과 여론 사이에서 현철씨 사면문제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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