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김현철씨 사면에 대해서는 여당의원 중에서도 반론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국민회의 조순형(趙舜衡)의원은 “자신의 죄과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김씨를 사면한다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처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민련 함석재(咸錫宰)의원도 ‘사면 신중론’을 펴며 이에 동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경기은행로비사건 수사결과에 대한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정형근(鄭亨根)의원은 “지난해 7월3일 서이석(徐利錫)전경기은행장이 이영우(李映雨)씨에게 1억원이 든 통장을 건넬 때 이희호(李姬鎬)여사의 조카인 이영작(李英作)씨가 동석했는데 검찰은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이영작씨의 출국을 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안상수(安商守) 이규택(李揆澤)의원도 “지난해 아태재단에서 이영작씨가 지부장으로 있는 미주지부에 3300만원을 지원했다”며 “검찰이 ‘깃털’에 불과한 이영우씨는 구속하면서 ‘몸통’인 이영작씨에 대한 수사는 기피하고 있다”고 추궁했다.
김정길(金正吉)법무부장관은 답변에서 정형근의원의 주장과 관련, “이영우씨가 1억원이 든 통장을 받은 시점은 지난해 7월1일”이라며 “지난해 7월3일 서전행장이 이영우씨와 윤모변호사를 데리고 갑자기 이영작씨를 찾아와 은행퇴출의 부당성을 주장했으나 이영작씨가 ‘미국에서는 은행도 부실하면 망한다’고 말해 분위기가 썰렁해진 적은 있지만 돈을 주고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회의 조순형의원은 “최기선(崔箕善)인천시장이 퇴출 직전의 경기은행에서 4500만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검찰이 최시장을 정치자금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한 것은 검찰의 부정부패 척결의지를 의심케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