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이날 상도동과 연락을 취한 뒤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입을 다물었다.
그러면서도 내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약속이행’은 당연한 게 아니냐는 게 상도동측의 일반적인 기류인 듯하다.
박의원은 “현 정권이 먼저 현철씨를 사면하겠다고 해놓고서 지금까지 약속을 네차례나 어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문제는 정치문제, 가족문제는 가족문제’라는 게 김전대통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못박았다. 즉 YS가 주도하는 민주산악회(민산) 재건작업도 현철씨 사면과 무관하게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뜻이다.
현철씨 부분사면에 대해 공동여당은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이날 고위당직자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다”며 현철씨 사면 반대 당론을 재확인했다.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도 기자간담회에서 “9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김대통령에게 현철씨 사면 불가 당론을 전했는데, 김대통령은 구체적인 말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자민련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이날 공식논평을 통해 “현철씨 사면은 국민의 법감정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사법정의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은데 ‘잔형면제’라는 형식의 부분사면이 이뤄져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YS와의 관계설정에 고심 중인 한나라당은 논평을 일절 내지 않은 채 애써 무관심한 반응을 보였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