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총재는 출국 일정을 당내에 알리지 않아 일부 당직자들이 공항에서 숨바꼭질을 벌이기도 했다. 한영수(韓英洙)부총재 등이 뒤늦게 출국장까지 쫓아갔는데 박총재가 귀빈실이 아닌 일반 출구로 빠져나가 허탕을 친 것.
박총재가 일본에서 가다듬을 정국 구상은 무엇일까.
측근들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14일 언급한 후임 총리 문제를 고민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총리가 당으로 돌아올 뜻을 분명히 한 이상 그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다른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좋을지 등을 따져보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측근들은 대체로 총리직 수용에 부정적이었다. 한 특보는 “총리로 가게되면 국회의원직을 포기해야 하는데 정치권에 정치하러 왔지 행정하러 왔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한 당직자는 “총재의 나이(72세)가 있으니 마지막 봉사를 한다는 심정으로 총리직을 맡을 수도 있다”면서 “다만 그때 임기는 어떤 식으로든 보장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