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지난해 8월31일 총재에 취임한 이후 기회있을 때마다 강조해 온 말이다. 그러나 이총재 취임 1년이 다 되도록 ‘정책정당’의 모습은 커녕 ‘정책혼선’만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단적인 예로 한나라당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8·15 경축사 중 재벌개혁 및 국가보안법 개정 방침에 대해 ‘색깔론’까지 제기하며 반대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16, 17일 “DJ 주변에서 사회주의적 시각을 가진 사람이 많은 것 아니냐” “국가보안법의 찬양고무죄와 불고지죄 등을 폐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대변인은 19일 “재벌개혁에 대해서는 반대하지 않는다” “국가보안법상의 회합통신죄나 찬양고무죄가 구속요건이 애매모호하고 인권침해 요인이 있다”고 한 발 뺐다.
이같은 혼선은 이총재가 부추긴 측면이 많다. 그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국가보안법 개정과 관련, “중요한 본질을 개정한다든가 폐지하자는 논의는 할 시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