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유도 청문회]검찰 수뇌부 착잡

  • 입력 1999년 8월 26일 19시 55분


26일 막을 올린 조폐공사 파업유도 청문회를 지켜보는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의 심사는 여러가지로 착잡하다.

검찰의 양대 축인 특수부 출신검사와 공안부 출신검사들이 청문회 증언과정에서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기 때문.

애당초 검찰간부들은 ‘실패한 로비’로 규정한 ‘옷 로비 사건’보다 파업유도 청문회에 더욱 촉각을 곤두 세웠다.

이들의 관심은 27일부터 줄줄이 증언대에 서게 될 현직검사들이 과연 어떻게 증언할지에 온통 쏠려 있다.

파업유도 사건수사는 검찰사상 처음으로 구성된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훈규·李勳圭서울지검특수1부장)가 맡았었다.

특수부 출신검사들로 구성된 특별수사본부는 ‘파업유도는 있었지만 진형구(秦炯九)전대검공안부장의 1인극’이라는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당시 공안부 출신검사들은 내놓고 말은 못했지만 파업유도가 있었다는 수사결과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수사과정에서 대검공안부를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서도 “특수부가 공안부를 점령했다”며 불쾌한 반응을 나타냈다.

안영욱(安永昱)전대검공안기획관 이준보(李俊甫)전대검공안2과장 송민호(宋珉虎)전대전공안부장 정윤기(鄭倫基)대검공안연구관 등 증인으로 나올 현직검사들의 발언은 이런 점에서 검찰내부에 일파만파를 던질 수도 있다.

이들이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결과와는 상반되게 “파업유도라고 단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식의 소신발언을 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

법무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고민이 된다. 실제상황이 벌어지면 어느 쪽 편도 들 수 없고…”라며 한숨지었다.

그러나 ‘한지붕 두 목소리’를 내는 이런 극단적인 내홍(內訌)상황이 빚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알만한 사람들인데…”라며 “현직검사들이 그럴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아무튼 파업유도 청문회는 진행여하에 따라 검찰을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지경에 빠뜨릴 수도 있어 검찰 수뇌부의 애들 태우고 있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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