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일前국정원차장, 美서 햇볕정책 전도사役

  • 입력 1999년 8월 27일 18시 2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몇 안되는 핵심 ‘국제통’인 나종일(羅鍾一)전국가정보원1차장이 미국 사회의 보수층을 겨냥, ‘햇볕정책’ 홍보활동에 나섰다.

나전차장은 25일 발행된 ‘워싱턴타임스’에 현 정권이 추진하는 햇볕정책의 논리와 당위성을 역설하는 내용의 기고를 했다. ‘북한에 햇볕이 비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나전차장은 햇볕정책의 기원을 ‘6·25’전쟁 당시 미 국무장관을 지냈던 포스터 덜레스에게서 찾았다.

나전차장은 “덜레스장관은 정전협정을 반대하는 한국의 공무원들에게 ‘한반도통일의 더 좋은 방식은 전쟁이 아니라 경제협력을 통해 북한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라고 설파했다”고 상기시켰다.

나전차장은 이어 “그러나 어찌됐든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그같은 생각도 햇볕정책의 정확한 개념이 아니다”며 “햇볕정책은 사람을 사람답게 살게 하자는 ‘사람의 논리’”라고 주장했다.

나전차장의 기고내용은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를 의식한 것. 공화당의 집권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공화당의 기반인 보수층들에게 한국의 햇볕정책을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생각한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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