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아닌데다 그것도 국민회의의 텃밭인 광주의 기초단체장 보선에 당지도부가 내려가는 데는 그럴만한 속사정이 있다.
무엇보다도 현지의 선거분위기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당 공천으로 출마한 정동년(鄭東年)후보가 영입후보여서 현지 지구당 당원들의 반발이 있는데다 5·18시민단체 대표격인 정후보에 대해 일부 시민들이 “5·18로 출세하려고 한다”며 거부감을 보여 정후보가 고전하고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정권교체 후 오히려 ‘호남 푸대접’이 심화되고 있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팽배한 실정이어서 광주민심을 추스르려는 측면도 있다. 특히 정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근소한 표차로 이길 경우 국민회의가 안방에서조차 흔들리고 있다는 인상을 주게 돼 당의 이미지가 타격을 받게 된다는 점도 고려한 것 같다.
당의 한 관계자는 “호남의 경우 과거에는 약체후보라도 김대중(金大中)총재가 내려가 지원연설만 하면 당선에 문제가 없었으나 지금은 그럴 수 없는 상황이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