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2선후퇴론 파장 어디까지…이인제씨 동조 표명

  • 입력 1999년 9월 7일 20시 00분


6일 국민회의 의원연수회에서 일부 영입파 의원들이 제기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2선후퇴론’이 일으킬 파장을 지금 가늠하기는 어렵다.여권 내의 ‘금기사항’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2선후퇴론이 나온 직후 DJ의 가신그룹인 국민회의 동교동계 의원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국민신당파의 대표격인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이 7일 사실상 2선후퇴론에 동조하는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것은 물론 여권 내에서는 ‘DJ당’이라는 인식을 불식시키는 것이 신당창당의 요체라는 주장이 상당한 공감대를 얻고 있어 이 문제는 신당과 관련한 최대의 화두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청와대측은 이 문제에 대해 애써 태연해 하면서 더 이상 확산되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한 고위관계자는 “민주정당에서는 여러가지를 얘기할 수 있다”며 “대통령 중심제 아래에서 집권당 총재인 대통령이 당과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이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영입파에 대한 공개적인 비난은 자제하면서 적극적으로 ‘2선후퇴불가론’을 폈다.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은 “대통령이 2선으로 물러나면 지지자들이 다 떨어져 나간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관계자는 “그 사람들(영입파)은 DJ의 2선후퇴가 소신이고 만날 만나서 그런 소리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비동교동계의 한 당직자는 “김대통령이 신당창당을 결심했을 때는 상향식 공천, 2선후퇴 등 모든 방안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했을 것”이라며 “DJ의 ‘전술적’ 2선후퇴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영입파 의원들은 ‘2선후퇴론’을 김명섭(金明燮)의원 개인의 돌출발언으로 돌리는 등 겉으로는 파문의 확산을 원치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김의원의 주장이 내면적인 ‘집단의사’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당내에 그리 많지 않았다.

특히 이인제위원 등이 이날 당지도부의 민주경선을 요구하며 동조하고 나서는 등 여진이 계속되면서 내연(內燃)의 불길은 꺼지지 않는 양상이다.

〈양기대·윤승모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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