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발기인으로 선정된 박광태(朴光泰) 한영애(韓英愛)의원을 당에서 뒤늦게 ‘제외’시키려 했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두 의원측과 당직자들 간에 ‘감정싸움’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일부 핵심당직자들은 “발기인 명단이 발표되고 나니까 서로 자기들이 영입교섭을 했다고 자랑하고 있다”며 비아냥댔다.
★朴·韓의원-당직자 갈등
○…박광태 한영애 두 의원은 ‘옷로비’ ‘조폐공사 파업유도’ 청문회에서 ‘악역(惡役)’을 담당, 여론의 집중비난을 받는 등 정치적 타격을 입은 데 대한 보상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포함시켰다는 관측이 유력.
당의 한 관계자는 “박, 한 두의원 입장에서 보면 청와대의 ‘오더(명령)’에 따라 충성심을 보이다 그런 지경에 이르렀는데 억울하지 않겠느냐”며 “두사람을 발기인으로 내세움으로써 정기국회 때 의원들의 충성심을 확보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해석.
★"종교계 빼기로 했다"
실제로 당에서 준비한 발기인 명단에는 박, 한 두의원의 이름이 없었다는 것. 그러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대통령이 ‘여성의원 중에서 부총재 등을 빼면 추미애(秋美愛)의원과 한영애의원 두 사람만 남는데 어떻게 추의원만 포함시키느냐’고 말하더라”며 당 주변의 관측을 일축.
한편 박의원의 보좌관은 이날 당대변인실을 찾아와 “나쁜 놈들…. 대변인실이 청와대에 전화해 (박의원을 빼야 한다고)펌프질이나 하고 있고…”라며 흥분.
○…이대행은 발기인 명단의 ‘종교적 균형’을 맞추기 위해 동국대불교대학장인 현각(玄覺)스님과 경북 영천 은혜사 주지인 법타(法陀)스님을 교섭했다는 후문.
이대행은 동국대총동창회장인 권노갑(權魯甲)고문에게도 부탁했으나 권고문이 “좀 더 알아보겠다”고 하자 법타스님을 교섭했으나 김대통령이 “이번에는 종교계는 빼기로 했다”고 정리, ‘없던 일’로 했다는 것.
★총재단회의선 논란없어
김운용(金雲龍)IOC위원은 IOC 내의 스캔들 문제가 한 때 거론되기는 했으나 IOC 내부의 갈등문제를 고려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 발기인에 포함시켰다는 전언.
○…10일 오전에 열린 국민회의 총재단회의에서는 용인 보선 등의 승리 탓인지 발기인을 둘러싼 논란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균환(鄭均桓)총재특보단장은 “사무총장실에 접수된 명단과 이대행, 한화갑총장 등 당직자들이 접촉한 인물 등 1500여명을 대상으로 막후접촉을 벌였다”고 경과를 설명.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