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지도부는 이날 이총재 출국을 이유로 의총을 자유토론없이 끝내려 했으나 당3역 보고 직후 이세기(李世基)의원이 발언권을 요청하면서 소란스러워지기 시작.
이의원은 당지도부가 여권이 강행하려는 중선거구제의 부당성을 따지는 공개질의서를 채택하려 하자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가 “선거구문제는 지난번 연찬회 때 결정된 것인데 그때 참석하지 않고 지금 와서 딴소리냐”고 질타.
이에 이의원이 “발언권을 왜 막느냐”고 항의하자 이총무는 “당이 이렇게 질서가 없어서 되느냐. 끌어내”라고 고함을 질렀고 임인배(林仁培) 백승홍(白承弘)의원 등이 이의원을 단상에서 끌어내려 하면서 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보다 못한 이총재가 “이총무의 말이 맞지만 발언을 듣도록 하자”며 중재.
발언권을 얻은 이의원은 “당내에는 엄연히 소선거구, 중선거구제의 양론이 있다”며 “당무회의를 거치지 않은 당론은 인정할 수 없다”고 이총재의 독선을 비판.
○…이세기의원 발언 직후 신상발언에 나선 서상목(徐相穆)전의원은 의원직 사퇴배경을 설명하면서 “당에 많은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의정단상에서 떠나는 마음은 괴롭지만 앞으로 총재를 중심으로 단합해달라”고 호소.
그러나 뒤이어 등단한 민산회장인 김명윤(金命潤)의원은 자신의 고문직 박탈 결정의 부당성을 거론하며 “총재가 ‘조자룡 헌 칼 쓰듯’ 당을 독선적으로 이끌어서는 안된다”고 직격탄. 그는 “오늘이 정기국회 첫날이면 외유나간 의원들도 돌아와야 할 때”라며 “그런데 무엇이 그렇게 급하기에 10여명의 의원을 데리고 나가느냐”고 맹공.
이에 “YS에게 고언(苦言)하라”(김홍신·金洪信의원) “민산얘기만 하세요”(이사철·李思哲대변인)의 고성이 터져나왔고 이총재는 일그러진 표정으로 시종 침묵. 이때 단상 뒤에 걸린 당기가 떨어지자 의원들은 “불길한 징조”이라며 수군수군. 또 발언권을 얻으려 한 박종웅(朴鍾雄)의원은 임인배의원과 멱살잡이 일보직전까지 가기도.
○…이총재는 이날 인사말에서 용인시장 보선 패배에 대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해 유감”이라면서도 “그러나 정국의 흐름을 좌우할 정도는 아니다”고 의미를 평가절하.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도 “당조직이 와해되면서 빚어진 결과”라고 분석.
〈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