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3국 정상회담 대화내용]

  • 입력 1999년 9월 12일 18시 3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는 12일 3국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미사일문제 등 대북정책과 동티모르사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3국공조 완벽"평가]

▼북한미사일문제▼

3국 정상은 이날 대북정책에 대해 ‘완벽한’ 공조를 재확인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대북포용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3국이 개발한 포용정책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도 협조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제네바협정의 유지를 위해 3국은 긍정적 조치를 해왔고 북한에 이를 적용하고 있으며 미사일발사를 포기하도록 북한의 정책을 변화시키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부치 총리는 미국이 포괄적이고 통일된 정책을 추진하는데 대해 환영하면서 “북한이 미사일발사를 중지할 경우 받을 혜택과 발사 때 받을 불이익을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 일본은 다시 일본상공을 통해 북한미사일이 발사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는 또 페리보고서 내용을 높게 평가하면서 “미국 정부가 의회에 비공개로 제출하는 것으로 돼있지만 그 골자는 일반에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김대통령은 “우리는 과거에 보기 어려운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 현재까지 북한의 미사일발사를 저지하고 있고 앞으로 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여러 정세로 볼 때 북한에 지원이 필요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인내심을 갖고 포용정책을 계속 추진한다면 반드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북한에 안정을 보장하고 경제적인 협력을 통해 북한의 국제진출을 지원함으로써 북한이 평화에 협력하도록 한다면 주고받는 협상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해서 그것이 지구의 끝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동티모르 해결책 모색"]

▼동티모르사태▼

3국 정상은 회담에서 시간상으로는 동티모르사태에 더 많은 비중을 뒀다. 이는 이번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동티모르사태에 대한 문제제기를 통해 아시아 민주주의의 발전과 APEC의 위상강화를 주도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

김대통령은 이날 “동티모르의 비극이 종식돼야 하고 주민들의 자유의사가 존중돼야 한다”며 “이번 APEC정상회의에서 비인간적이고 주권을 짓밟은 일에 대해 입을 다문다면 APEC에 대한 비판과 회의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APEC의 이름은 아니더라도 뜻있는 지도자들끼리라도 모여 의견을 나눠야 한다”고 제의했다.

이에 대해 오부치 총리도 국제사회의 신속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기본적으로는 동의했으나 유엔평화유지군이 인도네시아에 파견될 경우 인도네시아의 입장이 곤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유엔과 인도네시아가 ‘동반자적 협력’관계에서 논의하도록 하자는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대통령은 김대통령의 제안을 긍정평가하고 “김대통령이 제안한 내용을 13일 별도로 만나서 얘기할지와 공식적인 성명발표가 가능할지를 검토해보자”고 말했다는 후문이다.

〈오클랜드〓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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