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예비부부가 북한의 부모를 위해 자신들의 모습과 심정을 담은 청첩장을 인터넷(http://www.sunoo.co.kr)에 띄웠다.
주인공은 94년 5월 29일 귀순한 탁영철씨(27·인하대 기계공학과 4년)와 유치원 교사 김경화씨(28).
결혼정보회사 ㈜선우가 주선한 단체미팅에서 만난 이들은 6개월간 사귀다 결혼을 결심했다.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동화상은 △두사람이 만난 배경과 결혼준비 과정 △통일전망대에서 북에 계신 부모님께 자신들의 심정을 담은 편지를 읽는 모습 등 모두 13분30초짜리 2편이다.
탁씨는 “아무 것도 없는 제게 남한의 예쁜 처녀가 시집을 오게 돼 결혼을 하게 됐다”면서 “부모님과 형제 자매들을 모시지 못하고 결혼식을 올려야 한다니 가슴이 무너질 것만 같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놓았다.
약혼녀 김씨도 “한번도 뵙지 못하고 먼저 서신을 띄우게 된 것이 몹시 가슴아프다”며 “통일이 되는 날 부모님께 큰절을 올리고 그동안 못다한 효도를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선우는 인터넷에 띄운 청첩장이나 동화상을 북한에 있는 탁씨의 부모에게 전달하는 사람에게 1000만원을 지급키로 했으며 26일 통일전망대에서 결혼 메시지를 풍선에 담아 북으로 날려보낼 계획이다.
탁씨는 10월 3일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내 의원동산에서 화촉을 밝힌다.
〈이헌진기자〉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