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訪美 사흘째 이모저모]

  • 입력 1999년 9월 13일 19시 32분


13일(한국시간)로 미국방문 사흘째를 맞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표정이 밝아졌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민주산악회(민산) 재건을 내년 총선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는 ‘희소식’이 서울에서 날아왔기 때문이다.

▼'民山낭보'에 밝은 표정▼

○…이총재는 이날 뉴욕 동포 환영대회 참석 도중 서울에서 팩시밀리로 보내온 김전대통령의 성명서를 긴급 보고받고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더구나 이날 열린 동포환영대회에 교민 700여명이 참석해 ‘이회창’을 연호하는 등 시종 뜨거운 열기를 보이자 이총재는 몹시 고무된 표정이었다.

특히 이세종교민회장이 이총재를 소개하면서 “이른바 ‘후3김시대’는 반드시 청산해야 하며 그 대안은 바로 이회창총재”라고 말하자 교민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이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한나라당은 ‘구시대정치’를 청산하기 위해 모든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뒤 “교민들이 미국사회에서 주류를 형성할 수 있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총재는 아시아 소사이어티 초청연설에서 “모든 권력이 대통령 한사람에 집중되어 그의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좌우되는 ‘제왕적(帝王的) 대통령’의 관행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이총재는 또 “정권교체로 인한 국민의 좌절감과 정치에 대한 냉소주의가위험수위를 넘어섰다”며 “반세기만에 처음이라는 수평적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리더십 교체가 이뤄지지 않아 한국 민주주의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두 아들 뉴욕서 만나▼

그는 이어 “베를린 북―미 고위급회담이 타결됐다고 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위협이 완전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경제제재조치 해제 등 미국의 대북 유화조치가 적절한 것인지는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일요일인 12일에는 워싱턴에서 세계은행 특별연구원으로 근무 중인 장남 정연씨와 보스턴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차남 수연씨가 뉴욕으로 이총재를 찾아와 가족끼리 오붓한 한때를 보내기도 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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