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黨 차별화전략 고심]"우린 국민회의 아류 아닌데…"

  • 입력 1999년 9월 16일 19시 22분


“두고 봐라. 대통령의 지시나 기다리는 그런 정당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신당창당추진위의 이만섭(李萬燮)공동대표는 여권의 신당창당 작업이 걸음마도 떼기 전에 장영신(張英信)공동대표가 한나라당 후원회 부회장직을 지니고 있던 사실이 드러나는 등 구설(口舌)이 잇따르자 신당이 국민회의의 ‘아류(亞流)’가 되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 이미지 부각안돼 곤혹

이공동대표뿐만 아니라 다른 신당 발기인들도 신당추진위와 국민회의가 공존하는 상황 때문에 신당의 이미지가 부각되지 않자 국민회의와의 ‘차별성’ 부각 방안 모색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이공동대표가 “대통령의 지시나 기다리지는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신당 역시 국민회의와 마찬가지로 ‘DJ 1인정당’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일각의 냉소적 시각에 맞선 차별화 논리인 셈이다.

▼ "DJ 1인정당 안될것"

국민회의 쪽에서도 “신당이 ‘진짜 집권당’이라는 이미지 부각에 성공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국민회의는 집권은 했지만 집권당으로서의 인적 역량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따라서 전문가와 테크노크라트 집단을 포용하는 ‘진짜 집권당’을 만들기 위한 작업이 바로 신당창당 작업임을 부각시켜야 한다.”(이종찬국민회의부총재)

한 발기인은 “국민회의는 정권교체와 IMF관리체제 극복으로 임무를 다한 ‘모델하우스’로 봐야 한다. 이제는 진짜 아파트를 세울 기술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나설 차례”라고 말했다. 국민회의의 ‘한계’를 지적한 주장이다. 국민회의는 정기국회에 대비한 ‘원내기능’만 남기고 다른 정치적 기능을 조속히 정지시켜야 한다는 강경론까지 나온다.

또 신당추진위의 일각에서는 ‘DJ당’의 이미지 불식을 위해 아예 당총재직을 없애자는 주장도 제기된다.

▼ 국민회의 한계 지적

신당추진위의 한 관계자는 “정기국회 대책이나 정부와의 당정협의는 어쩔 수 없겠지만 국민회의는 여타의 정치적 언행을 삼가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같은 ‘혼돈’이 어떻게 조율되고 수렴되느냐에 따라 신당의 1차적인 성패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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