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안정대책 확정]기존펀드 時價평가제 유보 추진

정부는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최대 2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기금을 조성해 투신사의 공사채형 수익증권과 보유 채권을 집중매입하기로 했다.

또 180조원 규모의 기존 펀드에 대해서는 내년 7월 시행예정인 ‘채권시가평가제’를 유보하는 방안을 마련해 다음달초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의에 나서기로 했다. 시가평가제가 유보되면 이른바 ‘11월 대란설’의 지적처럼 원금손실 또는 수익률하락을 우려한 고객들의 환매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의 공사채형펀드 고객은 이를 주식형으로 전환할 수 있게되며 ‘공사채형 사모(私募)펀드’와 1개월간 환매가 제한되는 신종 머니마켓펀드(MMF) 등 신상품판매가 허용돼 채권투자대상이 늘어난다.

정부는 1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 전윤철(田允喆)공정거래위원장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 정해주국무조정실장 전철환(全哲煥)한국은행총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금융시장 안정대책’을 확정했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대책에 대해 “금융시장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하겠지만 조속히 시행되지 않을 경우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설립하기로 한 채권시장안정기금은 자금사정이 양호한 은행과 보험사들을 중심으로 1차로 다음달초까지 10조원을 조성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20조원까지 늘린다는 것.은행은 투신사가 갖고 있는 회사채를 직접 사들이고 한국은행도 통안증권 매입 또는 국공채의 환매를 통해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은은 단기금리를 현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국채발행으로 시중 유동성이 부족해지는 경우 유동성을 신축적으로 지원해 장기금리도 안정시키게 된다.

정부는 또 파이낸스사들이 일반인들로부터 자금을 유치해 이자를 지급하는 식의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당정간 협의를 거쳐 올해 정기국회에서 특별법을 제정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기 위해 국제유가 상승분을 바로 소비자가격에 반영하기로 했으며 일본의 부품 소재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하기로 했다.

▼채권 시가평가제란?▼

펀드에 편입된 채권을 그날그날 시장가격으로 평가해 펀드기준가격에 반영하는 것. 주가변동에 따라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매일 변하는 것처럼 시가평가제가 적용되는 공사채형펀드도 금리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수시로 달라진다. 설정 후 채권금리가 오르면(채권값 하락) 기준가격은 떨어지고 금리가 내리면(채권값 상승)기준가격은 상승한다.

〈임규진·박현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