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채권시장안정기금의 설립과는 별도로 은행권이 투신사보유 우량채권을 직접 매입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20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채권금리 상승을 기대한 은행들이 우량채권마저 사들이지 않아 결국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 나타남에 따라 창구지도를 통해 은행권의 채권매입을 독려하고 은행권이 계속 기피할 경우 각종 불이익을 주는 방안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대우채권 등 불량채권을 사라고 권유하는 것도 아닌데 은행권이 너무한다는 생각”이라며 “금융시장 붕괴시 은행도 무사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채권매입 기피현상은 모럴 해저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여유자금이 은행권으로 몰리고 있어 은행권 외에는 채권매수세력도 없는 상황”이라며 “은행권이 자기이익만 찾으려고 하다보면 전체 금융시장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은행권은 8월 이후 20조원의 자금이 몰렸지만 대부분 단기예금이어서 채권에 투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권은 8월부터 투신사보유채권 10조원을 직접 매입해주기로 했지만 현재까지 1조원 정도에 그쳤으며 채권시장 안정기금의 출연에도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은 채권매입이 원활히 이뤄지더라도 대우채권의 문제는 여전히 남게 되며 투신사 조기구조조정에 따른 불안감이 계속되면서 시장불안은 해소되지 못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금융계는 정부가 금융기관별 손실부담원칙에 따라 공적자금을 투입, 대우사태에 따른 불안요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규진기자〉mhjh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