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부회의 고성 오가
박태준(朴泰俊)총재는 20일 오전 간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여권 국민회의와의 합당 여부를 당 차원의 공식 논의에 부칠 뜻을 밝혔다. 그는 특히 “벌써부터 (합당 여부에 대해)검토는 하고 있었다. 어떤 방안이 우리 당이 살 길인가를 심사숙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 이긍규(李肯珪)원내총무 등 충청권 당직자들은 “총재님 말씀은 합당이 아니라 정치개혁에 대한 얘기”라며 제동을 걸었다. 분위기가 서먹해지자 박총재는 “그만 얘기하자”며 일단 입을 닫았다.
그러나 곧이어 회의가 시작되자 합당 찬반론자 사이에 격한 논쟁이 벌어졌다. 이총무와 이양희(李良熙)대변인은 “추석 대이동을 앞두고 확실히 합당 반대 당론을 못박지 않으면 국민회의와의 합당설이 기정사실화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태섭(李台燮)부총재는 “국민회의와의 합당과 국민회의가 추진 중인 신당과의 합당은 별개”라고 맞섰다. 한영수(韓英洙) 박철언(朴哲彦)부총재도 “이대변인이 (합당 논의에 대해)너무 민감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가세했다.
▼의총서도 찬반 논란
이날 오후에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이같은 갈등 기류는 그대로 이어졌다. 박총재는 당론이 ‘합당 반대’임을 인정하면서도 “선거제도와 결부해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논의할 필요가 있으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지역별로 상당한 (의견)차이가 있겠지만 당세 확장 차원에서 넓은 가슴으로 충분히 토론하자”고 말했다.
▼"내주 의총서 토론을"
이를 합당 논의 개방으로 해석한 이원범(李元範)의원이 “이 자리에서 토론을 하자”며 반발했으나 김고성(金高盛)수석부총무는 “28일 의총이 있을 예정이니 그때 토론하자”며 만류했다.이대변인은 의총 후 “총재님의 의총 말씀은 선거구제를 논의하자는 것이지 합당 논의와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