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기관이 단순한 실무적인 업무협조 차원이 아니라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과 안정남(安正男)국세청장이 직접 나서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21일 “박총장이 최근 안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가 힘을 합하면 사회 및 경제정의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국세청이 힘이 부족하면 검찰이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총장과 국세청장이 이런 내용으로 통화한 것 자체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하고 “과거에도 두 기관의 책임자들끼리 업무연락은 했지만 그 목적이 대개는 집권자나 권부(權府)와 관련된 사항을 은밀히 논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최근 국세청이 보광그룹에 대한 세무조사를 한 뒤 검찰이 이를 넘겨받아 강도 높은 수사를 펴는 것도 ‘국세청이 앞서고 검찰이 뒤를 받쳐주는’ 단적인 예라는 것.
6월 취임한 박총장은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부부 구속과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수사 등으로, 안청장은 한진그룹에 이은 보광그룹 세무조사로 각각 주목받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밀월 행보’가 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