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與 후원금 모금때 압력 없었나"

  • 입력 1999년 9월 21일 19시 25분


“국민회의 후원금이 합법적이고 떳떳하게 모금된 것이라면 뭐가 켕겨서 김봉호(金琫鎬)후원회장이 사퇴했겠느냐.”(이사철·李思哲대변인)

한나라당은 20일 국민회의 후원금 내용이 ‘주간동아’ 재창간호에 보도된 데 책임을 지고 김봉호국회부의장이 후원회장직을 사퇴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의혹 키우기’에 나섰다.

이대변인은 21일 “언론에 보도된 후원금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자료가 아니라 국민회의측에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대통령에게 보고한 비밀자료”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쪽에서는 재벌개혁을 한다면서 다른 쪽에서는 재벌을 협박, 후원금 걷기에 몰두했다”면서 “특히 경제부실의 최대원인인 대우로부터도 2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라고 공격했다.

한나라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민회의의 후원금 모금과정에서 압력이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기로 했다. 한나라당이 이날 ‘96∼99년 정당별 후원금 모금 내용’이라는 문건을 작성, 당지도부에 보고한 것도 이를 위한 준비작업이다.문건에 따르면 정권 교체 전 여당인 신한국당의 후원금 모금액은 국민회의의 1.85배(96년) 1.67배(97년)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권교체 이후인 98년 국민회의의 모금액은 한나라당의 43.7배였고 99년에는 무려 190.4배나 됐다는 것.

이에 대해 국민회의 김현미(金賢美)부대변인은 “한나라당측 주장은 숫자 놀음에 불과한 것으로 몇 배를 더 걷었느냐가 아니라 걷어들인 총량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우리 당 모금액은 한나라당이 여당 시절 모금한 지정기탁금과 후원금 총액의 2분의 1∼3분의 1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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