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27일 자민련 의원들과의 만찬에서 “동티모르 파병에 반대하면 됐지 단상점거를 하겠다는 것은 무슨 짓이냐”면서 “지난번 해외나들이 때도 나는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는데 야당총재는 계속 비난을 했다”고 감정의 앙금을 드러냈다.
동티모르 파병문제로 여야가 극한대결을 벌인데는 김대통령과 이총재 간의 악감정이 상당히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당초 ‘동티모르 전투병 파견’에 대한 당론 결정을 놓고 멈칫거리던 한나라당이 반대당론을 확정한 것은 외유 중이던 이총재의 ‘재가’가 떨어진 뒤였다.
이총재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막대한 공적 자금을 자기 임기동안 실컷 다 써버리면 다음 정권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DJ를 공격했다.
바로 다음날 DJ도 자민련 의원 만찬에서 “내가 대통령에 취임했는데 그날 오후에 난장판이 되고 6개월동안 총리 인준을 안해줬다”고 묵은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취임 첫날부터 발목을 잡은데는 이총재의 강성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김대통령의 시각”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총재측은 “DJ가 집권하자마자 세풍 총풍 등으로 총재 주변을 옥죄다가 급기야 총재의 동생까지 구속했는데 어떻게 참느냐”고 항변한다.
아무튼 “여야총재 감정싸움에 국민 등만 터진다”는 소리가 정치권 안팎에서 무성하게 터져나오는 실정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