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한동고문 『2與 통합해야』

  • 입력 1999년 9월 30일 19시 43분


한나라당 이한동(李漢東)고문이 정국안정과 국정운영의 능률을 높이기 위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통합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발언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고문은 30일 ‘정치개혁의 과제와 방향’을 주제로 한 고려대 산업정보대학원 초청 특강에서 여야의 정치행태를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여권을 향해 이같이 주문했다.

이고문은 “현 정권은 공동여당에 의한 기형적 국정 공동운영에 따라 여―여간 불협화음과 청와대 총리실간 갈등, 국회운영 혼선에 따른 정국불안 초래 등의 근본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에 대해 정체성이 불명확하고 이회창(李會昌)총재계의 당직 독점으로 ‘사당화(私黨化)’의 우려가 높다면서 “여야 모두 1인 지배구조 지양과 당내 민주화 정착을 통해 지역정당의 한계를 극복하고 전국정당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고문은 또 소선거구제든 중선거구제든 돈이 적게 드는 쪽으로 결정하되 여야간 협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의원들의 크로스 보팅으로 결정하는 게 좋을 것이라는 제안도 내놓았다.

이고문의 제안은 소선거구제인 한나라당 당론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정치개혁 주장과 맥이 닿는 얘기. 이고문의 한 측근은 “국민의 정치혐오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야 모두 정치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는 게 이고문의 지론”이라면서 “이날 고언은 정치권 대변화에 대비한 사전포석”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이날 발언은 여권이 이고문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이 무성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정치권 안팎에선 여러가지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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