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정무·재경위]변칙증여 의혹 여야의원 잇달아 제기

국회 재정경제위의 여야의원들은 5일 재정경제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건희(李健熙)삼성그룹회장의 장남 재용(在鎔)씨가 45억원 가량의 종자돈으로 4년만에 400배가 넘는 2조원 어치에 이르는 계열사 지분을 확보했다며 이에 대한 국세청의 변칙증여의혹 조사를 요구했다.

강봉균(康奉均)재정경제부장관은 답변에서 “삼성가의 변칙증여의혹이 시민단체나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될 때마다 국세청을 통해 사실확인작업을 벌였으나 법적근거가 없어 증여세를 부과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강장관은 “이에 따라 96년 비상장주식의 상장차익에 대해 과세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했으며 이번 정기국회에 그 차익을 실거래가 기준으로 계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제출했다”고 말했다.강장관은 이에 앞서 4일 “국세청을 통해 삼성SDS주식의 변칙증여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재용씨는 95년 부친인 이회장으로부터 60억8000만원을 증여받은 뒤 16억원을 증여세로 내고 44억8000만원을 종자돈으로 해 계열사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했다.재용씨는 상장 직전의 에버랜드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사들여 상장 후 527억원의 매각차익을 얻은 다음 삼성계열사의 신주인수권부사채나 전환사채 등을 저가에 매입하는 방법으로 현재까지 무려 2조원에 달하는 계열사 지분을 취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국회 정무위의 김영선(金映宣·한나라당)의원은 국감에서 “재용씨가 현재 삼성전자 주식 102만6188주(시가 2063억원), 삼성 SDS 주식 88만6000주(시가 1215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분의 소유구조 측면에서 볼 때 삼성그룹의 소유권은 이회장으로부터 재용씨에게 이미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또 재경위의 김근태(金槿泰·국민회의)의원은 “재용씨의 재산증식행위는 증여세를 부과할 법적근거를 따지기 전에 사회정의차원에서 용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