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비서실 사람들 내년 총선출마 저울질

  • 입력 1999년 10월 10일 19시 39분


청와대 비서실에서 내년 4월에 실시되는 16대 총선에 출마할 예비후보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어 관심이다.

물론 청와대 비서진의 출마여부는 전적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의중에 달려 있는 일. 이와 관련해 김대통령이 구체적인 언급을 한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선거구를 획정할 여야의 선거법협상 전망도 여전히 유동적이다.

그러나 당사자들의 희망, 핵심인사들의 전언, 청와대 내부 기류 등을 종합해보면 대체적인 흐름은 어느 정도 나타난다.

○…현재까지 수석비서관 이상급에서 출마가 사실상 확정된 사람은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과 김한길정책기획수석비서관 김정길(金正吉)정무수석비서관 등. 비서관급에서는 장성민(張誠珉)국정상황실장과 서형래(徐形來)정무비서관 정도가 유력하다.

조규향(曺圭香)교육문화수석비서관 등 일부 수석과 몇몇 비서관들도 자천타천으로 거명되고 있지만 현재의 분위기로는 불투명하다.

○…김중권실장은 현 정권 내 대구 경북(TK)지역 선봉장으로서 그동안 대구지역에 공을 들여 왔으나 현지의 ‘반여(反與)’ 분위기가 쉽게 돌아서지 않고 있다는 게 김실장측 분석. 따라서 고향인 경북 울진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듯하다. 인근 청송―영덕도 검토 중이지만 어차피 울진과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권의 얘기.

서울 출마를 결심한 김한길수석의 1차 공략대상은 용산. 그러나 용산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2순위는 선친인 김철(金哲)전사회민주당당수의 정치연고지인 동작을이다.

김정길수석은 현 거주지인 경기 분당과 12,13대 때 당선됐던 부산을 저울질해오다 명분상 부산 쪽으로 기운 듯하다. 김수석도 최근 “분당보다는 부산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으나 ‘사석(捨石)무용론’이 거세게 제기될 경우 재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장성민실장은 20년동안 살며 중고교를 다닌 서울 강서을을 희망하고 있으며 마포을을 대안으로 생각 중이다. 서형래비서관은 고향인 충남 논산을 희망하고 있으나 자민련과의 합당 및 역시 논산이 고향인 국민회의 이인제(李仁濟)당무위원의 의향 등이 넘어야 할 장애물이다.

○…비서진 출마와 관련해 또 하나의 관심사는 비서실 개편의 시기와 방법.

우선 교체방법에 관해서는 출마자들을 일괄교체할 것이라는 관측과 단계적으로 교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엇갈린다.

김중권실장이나 김한길수석 등은 청와대에서 벌여놓은 일들을 대강 마무리짓고 내년초에 청와대를 떠나도 늦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김정길수석은 신임 정무수석에게 선거관장을 위한 준비기간을 주기 위해 정무수석만이라도 이달 안으로 바꿔야 한다는 견해가 많다.

시기문제도 이와 맞물려 있다. “단계적 교체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11월말이나 12월초 일괄교체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는 게 청와대 핵심관계자의 얘기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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