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보건복지위]野 "의보통합연기 총선政略 아닌가"

  • 입력 1999년 10월 11일 19시 32분


보건복지부에 대한 11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정부의 의료보험 통합 연기결정의 문제점을 집중 거론했다.

핵심은 차흥봉(車興奉)장관이 당정 협의 불과 일주일여 전인 지난달 29일 국감 때만 해도 “(내년 1월1일에)차질없이 시행할 수 있고, 시행의지가 확고하다”고 했는데 갑자기 6개월 연기로 선회한 것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정치적 부담’ 때문이 아니냐는 것.

한나라당의 김홍신(金洪信) 박시균(朴是均) 오양순(吳陽順) 정의화(鄭義和)의원 등은 정부 결정이 세가지 측면에서 허구성이 있다면서 조목조목 추궁.

이들은 우선 “의보통합 연기발표문을 보면 ‘시행준비에 최소한 5개월 반이 걸린다’고 했지만 그 주장대로라면 정부개정안(9월21일 국회제출)을 그대로 통과시켰다해도 2월말에나 시행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그렇다면 애초에 1월1일에는 시행하지도 못할 개정안을 제출, 국민을 우롱한 것이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이들은 또 법률안을 다시 수정할 때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는데 정부는 ‘당정협의’로 이를 갈음했다고 지적했다.

의원들은 차장관이 6일 김유배(金有培)대통령복지노동수석비서관과 6개월 연기를 협의한 뒤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에게 보고해 놓고도 김총리에게 먼저 보고한 후 김수석과 상의했다는 식으로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김홍신의원은 또 “8월 작성된 복지부 내부문건에는 의보통합안을 내년 1월1일부터 시행할 경우 ‘여당에 부담이 된다’고 적혀있다”면서 정부여당의 의보통합 연기는 명백히 ‘총선용 정략’이라고 주장했다. 김의원 등은 이에 따라 차장관에 대한 위증 고발 및 해임건의안 제출,김수석 증인 출석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차장관은 “총리 보고시간을 잘못 알았다”“(국무회의 의결절차를 밟기엔)시간이 급했다”라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차장관의 이같은 답변에 대해 국민회의 이성재(李聖宰)의원은 정회 후 “높으신 분들이 하는 일이니 우리같은 ‘졸병’들이 어떻게 알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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