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양당 3역회의를 열어 “지난번 추가경정예산 심의 때 3당 원내총무가 이번 정기국회의 예결위원장은 국민회의가 맡기로 합의했다”며 “야당측의 예결위원장 요구를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는 “당시 총무회담에서 예결위원장은 야당측이 맡기로 했다”고 반박한 뒤 “여당측이 잘하고 있는 김진재(金鎭載)예결위원장의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저의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총무는 또 “예결위원장은 원내 1당이 맡아야 하며 여당측이 예결위원장을 양보하지 않으면 예결위원 명단도 제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야당측이 이같이 예결위원장 자리에 집착하는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측이 ‘선심성 예산’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예결위가 제때 구성되지 못해 새해 예산안을 제대로 심의하지 못할 경우 일어날 여론의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여야 모두의 부담이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