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YS공로 언급
○…김대통령은 이날 치사에서 당초 원고에 없었던 ‘존경하는 김영삼전대통령’이란 표현을 쓰는 등 YS의 민주화 공로를 추켜세우면서 “무엇보다 망국적인 지역감정과 대립을 해소, 국민적 대화합을 이룩할 수 있도록 모든 정성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동서화합’을 역설.
식순에 따라 대통령치사에 앞서 축사를 한 YS는 김대통령의 실정(失政)을 조목조목 거론하면서 “내년 총선은 사상 유례없는 부정 타락선거가 될 것이요, 독재의 망령이 되살아날 것”이라며 목청을 높이자 참석한 청와대관계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
★인사말도 서로 안건네
○…이날 두 사람은 행사 시작전 단상에서, 그리고 테이프 커팅이 끝난 직후 두차례 악수를 했지만 가벼운 인사말도 건네지 않는 등 싸늘한 분위기. 김대통령은 YS의 축사를 눈살을 찌푸린 채 들은 뒤 축사가 끝나자 의례적인 박수. 반면 YS는 김대통령의 연설이 끝나도 박수를 치지 않았다.
한편 YS는 축사에서 당초 연설원고에 있던 ‘불법 도청 감청 및 불법계좌추적 등 군사독재시대의 악몽들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는 구절을 읽지 않은 데 대해 “바람이 세게 불어서 연설문 두 장이 한꺼번에 넘어갔기 때문”이라면서 “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언급.
★자갈치시장 각각 방문
○…이날 행사장 입구에는 ‘부마항쟁 찬양하며 유신독재 기념관이 웬말이냐’ 등의 플래카드가 내걸리고 ‘김영삼’ 연호가 곳곳에서 터져나와 ‘반DJ정서’가 여전함을 표출.
이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대통령은 행사 전후 차량에서 내리지 않고 곧바로 이동한 반면 YS는 행사 전후에 잠시 승용차에서 내려 연호하는 시민들에게 답례하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연출.
김대통령은 이날 행사 후 자갈치시장을 방문한 뒤 오후에 귀경.
한편 YS는 이날 행사 직후 부산출신 한나라당의원 9명과 오찬회동을 가진 데 이어 자갈치시장을 방문한 뒤 17일 오후 귀경.
〈부산〓정연욱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