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의총에서 소란이 시작된 것은 회의 끝무렵 유종수(柳鍾洙)당기위원장의 제명안 보고에 이어 표결에 들어가려는 순간부터. 먼저 이재오(李在五)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요청, “두 의원의 해당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지만 총선과 같은 큰 일을 앞두고 제명처분은 옳지 않다”고 반대하면서 의총장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이의원은 이어 “의원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그동안 당지도부가 얼마나 (두 의원에게) 애정을 갖고 대했느냐”며 이회창(李會昌)총재를 겨냥했다.
이수인 이미경의원과 민주당 동료였던 권오을(權五乙)의원도 “두 의원 제명이라는 당론에는 찬성하지만 제대로 절차를 밟아주기 바란다”며 표결을 비밀투표로 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나 총무단은 권의원의 발언을 묵살한 채 곧바로 기립표결을 강행, 제명안을 통과시켰다. 표결에서 이재오 권오을 박종웅(朴鍾雄)의원은 반대의사를 밝혔고 김수한(金守漢) 김명윤(金命潤) 조순(趙淳) 서청원(徐淸源) 김문수(金文洙)의원 등 7명은 기권했다.
심기가 불편해진 이총재는 회의장을 나오면서 권의원에게 “절차상 무슨 하자가 있다는 거냐”고 쏘아붙였고 뒤따라 나오던 이부영(李富榮)총무도 “권의원, 선거가 어려워질거야. 당과 함께 가야지 그러면 돼. 그렇게 안봤는데 언론에 드러나고 싶어서 그러느냐”고 으름장을 놓았다.
〈정연욱기자〉jy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