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장관 해임안 표결전망]여야 票단속 총력전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0분


◇ 가결정족수 150표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의 해임건의안 표결을 하루 앞둔 21일 여야는 막판 표단속을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국민회의는 이날 고위당직자와 원내총무단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 자민련과 한나라당은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집안단속에 나섰다.

특히 표결에 참석, 해임건의안을 부결시키기로 방침을 정한 국민회의는 공동여당의 이탈표 단속을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국민회의는 한때 본회의 표결 불참이나 집단 퇴장 등의 방법까지 검토했을 정도로 부결을 완전히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

한나라당 의석이 132석이기 때문에 공동여당에서 18표 이상의 이탈표가 나와야 가결정족수 150표를 채워 해임건의안은 가결된다. 이 때문에 국민회의는 자민련 일부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하는데 대해 개의치 않고 있다.

◇ 당지도부 전화 분주

○…여권은 이날 동원 가능한 인맥과 수단을 모두 가동, 표단속에 총력전을 펼쳤다. 특히 박장관 자신이 누구보다 절박하게 뛰고 있는 상황.

그는 특히 자민련에 대해서는 21일까지 거의 대부분의 의원들에게 평균 3차례씩 전화를 걸어 ‘협조’를 부탁했다는 후문.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는 이날 상임위 간사단회의에서 “신문에 거의 매일 정부 비판 헤드라인이 나오는 상황인데 이를 언론탄압이라고 한다면 해임안에 가표를 던져도 좋다”는 ‘설득논리’까지 제시.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최재승(崔在昇)의원 등 동교동 ‘실세’들은 이와 별도로 당내 비주류 의원들에게 하루 수십통씩 전화를 거는 한편 외부인사까지 앞세워 야당 의원들과 접촉을 시도.

한 동교동계 인사는 20일 야당 모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10명 정도만 설득해달라”고 간절하게 부탁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한 야당의원은 “뜻하지 않은 사람이 전화를 해와 ‘부결’ 협조를 부탁하는데 놀랐다”고 토로.

◇ 김용환씨 "투표불참"

○…한광옥(韓光玉)부총재는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전수석부총재를 몇차례 만나 협조를 구했는데 김전수석부총재는 “분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다”며 투표 불참을 선언. 자민련에선 이인구(李麟求)전부총재와 김칠환(金七煥)의원도 김전수석부총재와 같은 이유로 표결에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

자민련 이긍규(李肯珪)원내총무는 이날 오찬을 겸한 의원총회에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에 이어 박장관에 대한 해임안을 낸 것은 여권분열 책략”이라며 부결시켜줄 것을 호소.

또 이총무 부인은 소속 의원 부인들과 별도로 점심식사를 하는 등 안팎으로 표 단속.

◇ 野, 자민련의원 접촉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의총에서 “해임결의안 표결을 통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해 국민적 심판을 내려야 한다”며 “언론자유를 박탈하려는 현 정권의 행태를 응징하자”고 강조.

이부영(李富榮)총무도 “박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은 언론자유를 짓밟는 권력 핵심실세에 대한 심판”이라며 결속을 당부.

한나라당은 이날 출당된 이수인(李壽仁) 이미경(李美卿)의원을 제외한 132명 의원 가운데 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힌 서상목(徐相穆)의원과 와병 중인 최형우(崔炯佑)의원, 외유 중인 김일윤(金一潤) 김찬진(金贊鎭)의원을 뺀 128명이 표결에 참여할 것으로 분석.

이 때문에 공동여당 및 무소속에서 22표 이상의 반란표가 필요, 이날 총무단을 중심으로 무소속 및 자민련의원들을 집중 접촉.

〈양기대·윤승모·박제균기자〉k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