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찬양고무죄폐지 파장]保-革 ‘보안법 공방’ 재연될듯

국민회의가 24일 마련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은 인권침해 소지가 있거나 변화된 남북관계를 감안, 정리가 필요한 조항의 개정에 중점을 두었다.

▼‘毒素조항’비난 수용▼

당초 불고지죄를 완전 폐지하는 대신 찬양고무죄를 강화하려던 방침을 바꿔 찬양고무죄를 폐지키로 한 것은 그동안 이 조항을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라고 비난해온 국내외 인권단체의 주장을 수용한 측면이 강하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이적표현물 제작 및 반포죄를 폐지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

국민회의가 찬양고무죄 ‘존치’에서 ‘폐지’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자’는 당내 지적과 무관치 않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혁과 보수의 시금석이나 다름 없는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에서 선명성을 회복, 대선때의 지지표였던 개혁성향 표를 흡인하자는 뜻이 포함돼 있다.

이런 맥락에서 불고지죄(10조)를 완전히 폐지하고 형평성 시비와 인권침해 우려가 제기됐던 보안법 사범의 구속기간을 현행 30일에서 일반 형사범과 같이 20일로 단축했다.

이와 함께 ‘정부를 참칭(僭稱)하거나 국가를 변란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 결사 또는 집단’이라는 반국가단체의 정의(2조) 중 ‘정부 참칭’부분을 제외한 것도 금강산 관광이나 대북 경제협력 등 변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민련-한나라 개정반대▼

그러나 공동여당인 자민련 내에서도 보안법 개정 반대세력이 많은데다 보안법을 개정하더라도 극히 일부분만 손질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은 아예 ‘색깔론’까지 제기하면서 보안법 개정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미 “국가보안법은 굳이 개정하거나 폐지하지 않더라도 법관의 법해석에 따라 인권침해 소지를 차단할 수 있다”며 개정반대 입장을 언명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24일 “남북의 대치상황에서 찬양고무죄 폐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으며 반국가단체의 정의 중 ‘정부 참칭’ 부분 삭제도 자칫 헌법개정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이에 반대하는 당의 입장을 25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