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나라당이 중선거구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해 여권으로선 마냥 시간만 보낼 수 없는 처지. 특히 국회 정치개혁특위 활동시한이 11월말이어서 늦어도 이 때까지는 가부간 결론을 내려야 할 형편이다.
공동여당의 합당을 볼모로 삼은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몽니’도 여권의 강경 드라이브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박총재는 14일 청와대 주례회동에서 “소선거구제에서는 나를 포함해 여권의 영남권 의원들은 전멸”이라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정치개혁에 나설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도 이에 일단 정치개혁법을 국회 본회의 표결 직전까지 몰고 간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로 여당 단독으로 정치개혁법안 표결을 강행할지는 미지수다. 현실적으로는 마지막 순간까지 야당을 압박한 뒤 최종 단계에서 극적 절충을 도모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실정이다.자민련의 한 의원은 25일 “박총재가 최선을 다해도 중선거구제가 불가능하다면 합당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