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虛舟 "나는 DJ정권 정치보복 희생양"

  • 입력 1999년 10월 25일 23시 19분


5,6공 이후 정권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사진)의원이 ‘중진(重鎭)은 대정부 질문을 자제하는’ 관례를 깨고 25일 모처럼 대정부질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두원그룹으로부터 30억원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아직 씻지 못한 김의원은 자신이 ‘정치보복’의 희생양이라는 논리를 펴며 김대중(金大中)정부에 직격탄을 날렸다.

김의원은 “김대중정권은 정치자금 관행을 문제삼아 나에게 권력의 칼을 들이댔다”며 “이 정권의 집권 1년8개월은 정치보복으로 얼룩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과거 선거자금에 대해 알만큼 안다. 여야 어느 후보도 대선자금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러나 김의원은 평소 소원한 관계인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해서는 “김대통령이 이총재를 핍박한 것은 헌정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두둔하고 나섰다.

김의원의 이날 발언에 대해 여당 의원들 사이에선 “김부총재같은 거물이 직접 이총재를 옹호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뒷공론이 나왔다. 김의원측은 “외적으로는 화해의 정치를 호소한 것이요, 내적으로는 총선 승리에 힘을 모으자는 뜻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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