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는 정의원이 폭로한 ‘언론대책 문건’의 작성자와 전달자로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와 중앙일보 간부를 각각 지목하며 ‘반격’에 나섰고 한나라당은 이종찬국민회의부총재팀이 작성했다는 ‘정국운영관련 보고서’를 추가 폭로함으로써 재역공을 시도했다.
○…국민회의는 이날 오전만 해도 문건의 작성자가 중앙일보 문기자라고 공식 발표하는 등 ‘기세등등하게’ 한나라당에 대해 역공을 폈다.
당8역회의에 참석한 당직자들은 ‘드디어 반전의 계기가 왔다’는 듯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고 이런 일로 시비가 끊이지 않는 정치현실을 개탄하기까지 했다.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로 정국이 들끓고 나라가 어지러운 우리나라 정치현실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문기자가 문제의 문건을 전달한 사람이 이부총재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상승하던 기세가 다소 꺾였고 일각에서는 “일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냐”며 당혹해 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일부 당직자들은 “이부총재는 실제로 그 문건을 보지 못했고 그런 유사한 문건은 많다”며 애써 자위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날 국민회의가 언론대책문건의 작성자가 중앙일보 문기자라고 공식 발표하자 한 때 우왕좌왕하는 모습.
그러나 정의원이 “문건작성의 책임자는 이부총재”라고 자신의 폭로사실을 거듭 확인했을 뿐만 아니라 문기자가 문건을 전달한 사람이 이부총재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분위기는 반전됐다.
특히 이날 오후3시경 정의원이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이 문제를 놓고 단독 면담을 한 데 이어 곧바로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이종찬씨가 작성책임자로 돼 있다는 ‘정국운영 보고서’를 추가 폭로하자 당직자를 비롯한 의원들의 얼굴이 다시 밝아졌다.
〈정연욱·공종식기자〉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