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분한 李총재 ＂거짓말 받아적는 언론 돼서야…＂

한나라당 이회창(李會昌)총재가 3일 대단히 화가 났다. 이날 일부 언론에 “평화방송 이도준(李到俊)기자가 ‘언론대책문건’을 정형근(鄭亨根)의원에게 전달하기에 앞서 이총재와 상의했다”는 기사가 났기 때문.

이총재는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여권이)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을 흘렸다”면서 “언론이 이런 식으로 보도를 해서야 앞으로 언론자유의 온존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흥분했다.

회의가 끝난 뒤 당3역도 이례적으로 기자실로 내려와 항의의 뜻을 밝혔다. 이부영(李富榮)원내총무는 “관(官)이 제공한 음해성 기사가 주요 언론에 보도됐다. 야당을 먹칠하기 위해 야당총재에게 있지도 않은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언론조작은 없어져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이렇게 가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가 온전하겠느냐. 이는 정권의 불행이 아니라 나라의 불행이다. 유일 야당으로서 밤잠을 설칠 정도로 깊은 고뇌에 빠져 있고 내일 부산 집회를 비롯해서 사력을 다할 것”이라고까지 얘기했다.

한편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하총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기사를 흘린 쪽은 국민회의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