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총재는 회견에서 국가정보원 문서 반출사건에 대한 사과와 검찰조사에 임하는 입장만 3분 정도 간단히 언급. 이부총재는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자세한 것은 검찰에서 말하겠다”며 언급을 회피했고 회견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이부총재는 회견에서 관심의 초점인 ‘녹취록’ 대목에 대해서는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며 “한나라당이 현 정부의 언론탄압을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이번 사건은 해프닝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
회견에는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과 김옥두(金玉斗)총재비서실장 이영일(李榮一)대변인 등이 배석해 이부총재에 대한 예우를 갖췄다.
▼오찬하며 최종입장 조율▼
○…앞서 이부총재는 이날 한총장 이대변인 등과 함께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오찬을 하며 검찰출두에 앞선 최종 입장을 정리.
이 자리에서 이부총재는 중앙일보 문일현(文日鉉)기자가 언론문건을 작성하는 과정에 ‘제삼의 인물’이 개입돼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며 이를 기자회견에서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개진했다는 후문. 이에 대해 참석자들은 그럴 경우 정리단계에 접어든 사건이 또다시 확대재생산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이부총재를 만류했다는 것.
▼李씨참모들 "결백 밝히자"▼
○…이부총재는 3일밤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 들어가지 않고 서울 시내의 한 호텔에 머물며 4일 오전까지 측근 및 여권 인사들과 함께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 이 과정에서 이부총재는 한총장,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과 접촉하면서 대응방안을 협의.
이 협의에서는 여권 핵심관계자들은 이부총재에게 적극 협조하는 분위기여서 “협의과정이 순조로웠다”는 것이 이부총재측의 설명. 이 자리에서 이부총재측 참모들은 “아무 관계 없는 언론문건 사건이 엉뚱하게 전개돼 우리가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우리의 결백을 확실히 하기 위해 문기자가 문건을 작성하게 된 배후를 녹취록 등 증거자료와 함께 낱낱이 공개하자”는 적극 대응론을 개진. 여권 핵심관계자들도 “이부총재가 생각하는 대로 모든 것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것이 좋다”며 이에 동의했다는 후문.
이에 따라 이부총재측은 4일 오전까지도 “문서작성과정에 문기자 외에 ‘제삼의 인물’이 있다”는 내용을 기자회견에서 밝히기로 방침을 정했으나 오후에 돌연 이를 백지화했다는 후문.
〈윤승모기자〉ys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