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파문]'金龍煥 신당' 정가 반응

  • 입력 1999년 11월 4일 19시 19분


내년 4월 제16대 총선을 앞두고 자민련 김용환(金龍煥)전수석부총재와 허화평(許和平)전의원이 주축이 돼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이 4일 드러나자 당사자들과 정치권 안팎에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우선 당사자인 김전부총재와 허전의원은 “새 세기를 맞아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여론의 역작용 때문인 듯 ‘5공 세력’과의 연대 문제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 5공세력과의 연대는 부인 ▼

김전수석부총재는 이날 “뜻 맞는 사람들과 고민하고 있다”며 신당 창당 방침을 우회적으로 밝히면서도 “그동안 5공 인사들과는 만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다”고 못박았다.

허전의원 역시 “한사람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는 정치풍토를 타파해야 한다는데 김전수석부총재와 생각을 같이하지만 5공과의 연대는 사실무근”이라며 같은 반응을 보였다.

○…신당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자민련 김칠환(金七煥)의원은 “신당 작업이 너무 일찍 공개돼 부담스럽지만 차라리 잘된 측면도 있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자민련 강창희(姜昌熙)의원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 한발짝 물러섰다.

○…신당 창당에 참여할 인사들의 면면에 대해선 김전수석부총재나 허전의원 모두 언급을 피했다. 허전의원은 “아직 정치권에 변화 요인이 많고 당사자들의 의사도 불분명해 동의없이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 “다만 기존 정당과 달리 참여자의 명망보다는 새 정치 의식을 갖고 있느냐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

▼ "창당해도 소수黨 그칠것" ▼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이날 아침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으로 찾아온 자민련 이긍규(李肯珪)원내총무로부터 상황 보고를 받으면서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김총리는 본래 떠날 사람 붙잡지않는 분 아니냐”면서 “총리께 별도의 대책을 건의했다가 ‘쓸데없는 소리…’라는 야단만 맞았다”고 전했다.

○…박태준(朴泰俊)총재측은 겉으로는 대수롭지 않다면서도 속으로는 불쾌한 기색이 역력. 박총재의 한 측근은 “얼마전까지 우리 당 수석부총재였던 사람이 총재의 지역구(경북 포항북)에서 출마하겠다는 허전의원과 손을 잡을 수 있느냐”고 흥분.

자민련 의원들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전수석부총재로부터 여러차례 동참 제의를 받았던 충청권의 C의원은 “개인적으로 김전수석부총재와 가까운 사이여서 진로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한결같이 “신당 창당이 가능하겠느냐”며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 국민회의측은 “설령 창당을 하더라도 소수 정당에 머물 것”이라고 폄훼했고 한나라당측은 “김용환씨가 자기 주가를 높이기 위해 무엇인가 도모하는 것 같은데, 그래봐야 파괴력이 있겠느냐”고 반문.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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