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환을 어찌할까…자민련 朴총재 예정없던 회의소집

  • 입력 1999년 11월 11일 19시 51분


자민련이 11일 김용환(金龍煥)전수석부총재의 신당 창당 발언을 문제삼아 징계 절차에 들어감에 따라 당 내홍(內訌)이 본격국면에 접어들기 시작했다.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이날 예정에 없던 당5역 회의를 소집, 김전수석부총재의 충남대 특강(10일) 발언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했다.

문제된 발언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구시대의 틀을 깨고 ‘벤처신당’을 한번 해보자는 목표 아래 움직이고 있다”는 내용. 김전수석부총재는 또 특강에서 박총재의 지역구(경북 포항북) 경쟁자인 허화평(許和平)전의원과 연대할 뜻을 밝혀 박총재를 자극했다.

이런 사정으로 인해 이날 회의 분위기는 몹시 험악했다. 한 당직자는 “즉각 당기위에 회부해 출당 절차를 밟자”며 흥분했고, 박총재는 일단 발언 내용 진상부터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이와 별도로 특강에 참석했던 김창영(金昌榮)부대변인과 사무처직원 2명을 대기발령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 역시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같은 날인 10일 대전에서 열린 테크노파크 개막식에 김총리가 참석해 치사를 할 때는 자민련 의원 6명이 배석한 데 반해 김전수석부총재 특강에는 자민련 의원 9명이 모습을 나타냈기 때문. 총리실의 한 관계자는 “김전수석부총재에 대한 총리의 감정이 ‘무시’에서 ‘증오’로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전수석부총재는 “내 소신을 밝혔을 뿐”이라며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또 15일 충북대 특강 등 ‘신당 세일즈’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어서 자민련이 ‘집안싸움’으로 머지않아 파경(破鏡)을 맞을 것 같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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